면접에서 느낀 솔직함의 힘
저번주에 인사팀장의 부탁으로 경력채용 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되었다. 1명을 뽑기로 했는데 10명이 지원했단다. 10명 면접을 하루에 다 보게 된 터라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꼬박 7시간을 면접을 보게 되었다.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었다. 같은 질문을 10번 했더니 살짝 지루하기도 했다. 하지만 한 사람의 경력을 결정하는 면접 아닌가, 졸린 눈을 비비며 집중하려고 노력했다.
솔직함은 면접 점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.
우선, 거짓으로 자신을 포장했을 때 상대방인 면접관이 알아차릴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.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거짓말을 잘하지 못한다. 아니, 전혀 못한다고 보는 게 맞다.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을 하지 않는 순간부터 온몸이 상대방에게 '난 지금 당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어요'라는 말을 하기 시작한다.
당신 앞에 앉아있는 면접관들은 경력이 최소한 10년은 더 된 사람들이다. 10년 이상의 경력은 면접관들에게 '관상은 과학'이라는 경험치와 함께 아주 민감한 센서를 온 몸에 휘두르게 만들었다.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내게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건지 뭘 숨기고 있는 건지 어울리지 않게 억지로 꾸미고 있는지를 그저 온몸으로 느낀다.
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살짝 오바하고 싶은 마음은 잘 알겠다. 자기소개서에 살짝 양념을 치는 것도 애교로 봐준다 치자. 당신이 전문 연기자가 아닌 이상, 세계적인 마술사가 아닌 이상, 당신 스스로를 속일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이 아닌 이상, 당신은 면접관을 완벽히 속일 수 없다. 애써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. 수상함을 감지한 면접관들의 진땀 나는 질문에 손수건을 다 적실테니.
너무 애쓰지 말자. 거짓으로 통과해야 하는 면접이라면 당신은 그 회사에 안맞다. 그 직무에 안 맞다. 진짜 그 자리에 그 회사에 맞는 사람이라면 애쓰지 않아도, 굳이 꾸미지 않아도 선택받게 되어 있다. 자기 자신의 모습대로 자기가 가야 할 자리에 가는 것뿐이다. 긴장할 것도, 꾸밀 것도 없다.
당신이 부족하여 면접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. 면접은 그저 그 자리에 그 때에 필요한 사람을 찾는 과정일 뿐이다. 당신 잘못이 아니다. 그저 당신의 자리가 아닐 뿐. 너무 자책 말고 진실된 자신의 모습대로 있을 수 있는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자. 내가 아닌 나로 입사해 봐야 내가 아닌 나는 별로 오래 그곳에서 있을 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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